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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 탐식유랑단 - 건강에도 좋고 환경에도 이로운 오감만족 채식 식당들 <사찰음식 전문점 <삼소>, 채식식당<러빙헛 카페>, <플랜트>


방방곡곡 탐식유랑단

글과 사진 윤혜자

 


건강에도 좋고 환경에도 이로운 오감만족 채식 식당들

 

사찰음식 전문점 <삼소>,

채식 식당 <러빙헛 카페>, <플랜트>

 


나는 절밥을 좋아한다

큰 대접에 밥을 담고 되는대로 채소와 나물을 얹고 고추장만 넣어 비벼 먹어도 맛있다.

밥엔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는다.

그 계절에 가장 흔한 채소에 잘 담근 고추장과 들기름을 넣는 게 전부다.

절밥을 한 대접 양껏 먹으면 든든하며 동시에 속은 편하다

잦은 술자리와 자극적인 식당 음식에 부대낀 몸이 좀 쉬게 해 달라고 아우성을 치면 자연스럽게 절밥남의 살이 아닌 흙이 키워낸 재료로 담백하게 차려낸 밥상이 그리워진다.





조계사에서 운영하는 사찰음식 전문점 <삼소>


조계사에서 운영하는 사찰음식 전문점 <삼소>는 끼니를 밖에서 해결하는 사람들 에게 여러 면에서 반가운 식당이다

주위에 <삼소>의 점심 뷔페를 좋아하는 사람이 몇 있는데 그들은 하나같이 <삼소>의 밥 은 먹으면속이 편하다고 입을 모은다.

<삼소>는 조계사에서 운영하는 음식점이다

사찰음식의 기본을 지키며 동시에 대중이 좋아할 수 있도록 맛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 절밥과 다르다.

사찰음식은 이 땅에서 나는 제철 식재료를 가장 단순한 조리법으로 요리하고 여기에 발효가 잘된 장을 사용하여 음식을 만든다

또한 생선은 물론 일체의 육류와 우유를 제외한 유제품 그리고 오신채를 먹지 않는다.

유제품과 생선, 육류를 먹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채식과 같으나 오신채를 먹지 않는다는 점에서 일반 채식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오신채는 매운 맛을 내는 다섯 가지 채소로 파, 마늘, 부추, 달래, 흥거(무릇이라고도 하며 우리나라에서 나지 않음)를 말한다

절에서 오신채를 먹지 않는 이유는 이 음식들은 매운 맛을 내고 동시에 음식의 맛을 더해 맛에 대한 집착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는 수행의 방해로 이어진다고 여긴다.

육식을 금하는 이유는육식은 자비의 종자를 끊는 것이라는 불교적 자비관에서 비롯된다

음식에 종교가 입혀져 다소 복잡해 보이나 아주 단순하게 풀이하자면 사찰음식은 우리 땅에서 나는 제철 식재료에 건강 발효 장으로 조미 한 건강한 음식이다

<삼소>의 음식을 책임지는 김은경 조리장은 <삼소>를 만나기 이전에 10년 이상 자신의 음식점을 경영했다

그러나 이전보다 <삼소>에서 음식을 준비하는 지금이 훨씬 재미도 보람도 있다고 말한다.

“이곳에선 최고의 식재료를 사용할 수 있어요

이곳도 수익 사업이니 원가를 고려하지 않고 음식을 만들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포교활동의 일환이라 수익보다 좋은 음식을 제공해야 한다는 점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삼소>의 식재료 대부분은 제철의 것을 사용한다

소금은 직접 구워서 사용하고 간장은 맛을 더하기 위해 직접 졸여 맛간장을 만든다.

일체의 인공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러니 음식이 순하고 다소 과식을 해도 속이 편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음식의 맛이 심심하고 힘이 없을 것이란 편견은 버려야 한다



조림은 알싸하게 맵고, 김치는 새콤하고 맵다.

맛있게 매운 음식의 비결은 딱 한 가지다

맛있는 고춧가루를 사용한다는 점.

스님들만 드신다면 덜 자극적이고 덜 맵고 덜 짜게 해야겠죠

그런데 이곳은 근처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자주 찾는 식당이기 때문에 대중의 기호를 고려해 음식을 준비합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좋은 집밥을 먹고 싶은 사람들이 많이 찾습니다.”

<삼소>는 점심과 저녁 영업을 한다

점심은 뷔페식이며 저녁은 한상차림 형식이다.

뷔페 식에는 매일 바뀌는 반찬과 죽과 국이 준비된다

조림과 김치, 나물과 샐러드 그리고 후식 과일까지 총 13가지로 구성된다

여러 차례 <삼소>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때론 누군 가와 때론 혼자 갔다. 하얀 접시에 원하는 음식을 담는다

뷔페에선 언제나 음식량을 잘 가늠해야 한다

특히 아무 생각 없이 밥을 펐다간 남기기 일쑤다

큰 주걱에 반이 덜 차게 밥을 푸고 기왕이면 접시 위에 담길 음식의 색도 고려하여 쌓기보다는 펴듯이 담는다.

접시를 채우고 죽과 국을 받아 쟁반에 받쳐 들고 자리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았다

승복을 단정하게 입은 스님들, 근처 사무실에서 일할 법한 직장인들, 나들이 삼아 인사동에 왔을 중년의 여성들이 식당을 채우고 앉아서 단정하게 밥을 먹는다

다른 식당보다 조금 덜 소란하다

고기와 오신채가 없으니 음식 냄새도 강하지 않다.



다양한 채식 음식과 식재료를 접할 수 있는 <러빙헛 카페>


포이동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당시 사무실 근처에 채식전문 음식점이 많은 것에 다소 놀랐다

대부분 <러빙헛>이라는 브랜드를 단 집이었다

<러빙헛>은 한 명상단체에서 운영하는 채식전문점으로 이 명상단체의 본부가 포이동 인근에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채식전문 음식점이 많이 생기게 된 것이다

<러빙헛>에서 사용하는 식재료에는 유제품을 포함한 어떠한 동물성 재료가 포함되지 않는다.

한국국악고등학교 인근에 있는 <러빙헛 카페>에서는 채식 음식과 디저트를 만날 수 있고, 채식인들을 위한 식재료와 가공품을 다양하게 갖추고있다

케이크나 아이스크림은 채식을 하는 이들에겐 매우 먼 음식이다

육식과 상관없는 것으로 보이나 아이스크림이나 케이크에는 상당량의 유제품이 포함되어 있어 채식을 하는 사람들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아이스크림이나 빵, 케이크 등을 먹지 않는다

그런데 <러빙헛 카페>에는 채식 케이크와 젤라또는 물론 다양한 군것질거리가 있다

뿐만 아니다

이곳의 짜장면과 볶음밥은 중국집에서 먹는 것과 비슷한 맛과 향을 낸다.

건강을 위해 또는 환경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채식은 권장할만한 식사법이다

다만 아직까지 우리 사회는 채식주의자에게 덜 너그럽고, 그들이 마음 편하게 다닐만한 음식점이 아직은 그리 많지 않다.





트렌디한 채식 카페 <플랜트>


한식은 매우 건강식으로 여겨지고 얼핏 채식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 채식주의자에겐 먹기 까다롭고 어려운 음식이다.

외형은 채식인 듯하나 국물이 고기를 기본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일례로 김치도 완벽한 채식주의자에게는 가까이하기 쉽지 않은 음식이다

김치 육수로 사골 국물을 사용하기도 하고, 간을 하는 젓갈도 대부분 동물성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깐깐한 채식주의자들은 이태원에서 원하는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외국인들이 밀집한 이 지역에 다양한 채식전문 음식점이 많아서다.

<플랜트>는 그중 대표적인 채식전문 음식점이다

이태원에 2호점까지 문을 연 이곳은 젊은 여성들과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메뉴는 메인 음식과 더불어 샐러드, 샌드위치버거 등 다양한 종류가 준비되어 있다

병아리콩과 올리브 오일을 기본으로 한 다양한 메뉴들 중에서도 삶은 병아리콩을 으깨어 만든 후무스가 특히 맛이 좋다.




<플랜트>에서는 렌틸, 병아리콩 그리고 두부 등을 활용해 다양한 형태로 단백질을 섭취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버거나 샌드위치의 종류도 다양하니 조금 특별한 채식을 원한 다면 방문해볼 것을 권한다. 

단, 종업원이 외국인인 탓에 주문 시 한국어가 잘 통하지 않는다. 

메뉴판은 한글로 되어 있으니 메뉴판을 짚어가며 주문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그리고 샐러드의 채소가 다소 거친 점도 감안해야 한다.


<삼소> 서울시 종로구 우정국로 56 템플스테이정보센터 2층, 02-736-2083

<러빙헛 카페> 서울시 강남구 개포로 22길 35, 02-576-2158

<플랜트> 서울시 용산구 보광로 117 2층, 02-749-1981



필자소개 윤혜자

책을 비롯한 다양한 컨텐츠를 엮는 기획자로 일했다. 

나이 들어 결혼, 아침을 안 먹으면 하루 일과를 시작 못 하는 남편과 살며, 그리하여 즐거이 매일 아침밥을 지어 상을 차린다.

손수 밥을 지어 먹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닫고 음식공부를 하고 있다. 

남편과 함께 동네 술집과 밥집을 어슬렁거리며 맛있고 즐거운 음식점을 만나면 여기저기 소문내는 일을 즐거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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