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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의 세상時 나침반 - 진보언론과 문빠


서민의 세상時 나침반

서민



진보언론과 문빠

 

 

“신문 없는 정부보다 정부 없는 신문을 택하겠다는 제퍼슨의 말은 지금도 곧잘 인용되는 명언이다.

언론의 감시가 없다면 막강한 권한을 가진 정부가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르는 까닭이다

제퍼슨이 대통령을 지낸 1800년대와 달리 지금은 정부의 투명성이 꽤 높아졌고, 국회와 시민단체 등 언론 이외에도 정부를 견제할 기구들이 갖춰졌다

여기에 더해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누구나 뉴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언론의 필요성이 줄어들지 않은 것은 신뢰도 면에서 언론을 따라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최순실 의혹이 하나둘 터져 나오던 2016년 가을의 풍경을 떠올려보자.

국회에서 다수를 차지했던 새누리당은 최순실 의혹을 감싸기 바빴다

검찰은 최순실 관련 수사를 시작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시민단체로 가장한 보수단체는 알고 보니 청와대의 사주를 받아 움직이는 꼭두각시들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끝까지 최순실 의혹을 파헤친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 그리고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린 JTBC가 아니었다면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금도 청와대 관저에 누워 드라마를 보고 있었을 것이다

생업에 바쁜 일반인이 관련 의혹을 조사하는 것은 쉽지 않고, 설사 뭔가를 알아냈다 해도 그게 언론에 보도되지 않는다면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물론 언론이라고 해서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정부에 지배당하던 KBS MBC는 태블릿PC 보도가 나간 후에도 한참 동안 관련 의혹을 보도하지 않았고,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등 보수언론은 박근혜 정부 내내 정부에 편향적인 보도를 일삼음으로써 정권의 몰락에 일조했다

소위 한경오(한겨레신문ㆍ경향신문오마이뉴스)라 불리는 진보언론의 가치는 여기서 빛이 난다

그래도 진보에 가까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집권했을 때도 엄정한 잣대로 비판을 가했으니까

언론이 추구해야 할 가치가불편부당이라면, 한경오는 어떤 정권이 들어서도 언론 본연의 기능을 다한 것이다

하지만 문재인 지지자들은 이런 한경오가 불편한 모양이다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겠다며 난데없이 한경오를 타깃으로 삼아 연일 공격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한경오가 생산하는 기사들 중 일부가 마음에 안 들 수도 있다

해당 언론사에는 다양한 기자들이 존재하며, 세상을 보는 관점은 기자마다 다를 수 있어서다.

하지만 기사에 대한 비판을 넘어 한경오가 없어져야 한다고 핏대를 높이는 이들을 보면 그 들이 추구하는 게 도대체 뭔지 혼란스러워진다

그들이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한 건 이명박, 박근혜 정부 9년 동안 실종됐던 제대로 된 민주주의의 구현을 원했기 때문이 아니었던가

이 질문의 의도는무릇 언론이라면 정부에 냉정한 비판적 견제가 마땅하지 않은가일 텐데, 개인적으로 촌스러운 언론관이라 간주한다.”

정권 교체의 일등공신이라 할 김어준은문재인 정부가 잘못하는 일에 대해서도 이전 정부 들에 가했던 수준의 비판적 잣대를 그대로 적용할 건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위와 같이 답했다.

그의 말을 더 들어보자

진보매체가 진보정권을 상대하는 태도와 방식은 보수정권 을 대하는 것과 근본적으로 달라야 마땅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빨아주라는 게 아니다

애정을 가지라는 거다.

빨아주는 것과 애정을 갖는 게 어떻게 다른지 모르겠지만, 진보정권에 대해서 다른 잣대를 가져야 한다는 그의 말은불편부당을 금과옥조로 여겨야 할 언론 사의 지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 논리대로라면 보수정권을 격하게 사랑했던 보수언론의 행태도 비판해서는 안 되는 것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지지자들 중 일부는 김어준의 주장에 열광했다

이게 맞는 말. 보고 있냐, 입진보들아?”, “멋진 총수 언제나 응원하겠습니다.”

지지하는 대상에 대한 어떤 비판도 용납하지 못하는 게라면, 일부 문재인 지지자들이 요즘 보여주는 모습은 전형적인

정권을 망치는 건 주로라는 점에서, 문빠의 존재는 문재인 정부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문 대통령에게 부탁드린다

지지자보다 언론의 말에 더 귀를 기울여달라고.





필자소개 서민 

단국대학교 기생충학 교수이자 칼럼니스트.

그의 글은 가 벼운 듯하면서 풍자와 반전, 사회를 보는 건강한 시선을 묵직하게 담고 있다.

인터뷰어 지승호와 나눈 인터뷰를 실은 <서민의 기생충 같은 이야기>, 서평집 <집 나간 책>, 각종 기생충 이야기를 담은 <서민의 기생충 콘서트> 등 다양한 책을 세상에 내놓고 있으며, 블로그서민의 기생충 같은 이야기(seomin.khan.kr)’에서도 그의 글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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