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 과정에서 두부 맛이 흐트러진다는 것이 김일도 대표의 생각이다.
<내일도두부>는 이 과정을 과감하게 생략했다.
소비자에게도 최상의 두부 맛을 주기 위해 유통기한을 강제로 줄인 것이다.
이런 이유로 <내일도두부>에 가면 뜨끈뜨끈한 두부를 살 수 있고, 이 두부는 어떠한 조리 과정을 거치지 않고 먹어도 아주 맛이 좋다.
<내일도두부>에선 즉석두부와 함께 두부를 포함한 식사도 판매한다.
두부집이면서 음식점인 것이다.
대표적인 식사는 강된장 톳비빔밥, 버섯불고기덮밥, 들깨순두부, 얼큰 순두부 등이며 생두부와 두부부침도 있다.
나는 갈 때마다 강된장 톳비빔밥을 먹는다.
직접 담근 된장으로 만든 강된장과 톳 그리고 밥을 비빌 때 넣는 순두부가 매우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매운 맛을 좋아한다면 얼큰순두부가 좋다.
청양고춧가루로 매운맛 을 내고 순두부를 넉넉하게 넣었다.
계란이 빠졌지만 오히려 개운한 맛을 낸다.
두부는 한 모에 4,000원(식당에서 먹는 것은 7,000원), 식사류는 7,000~8,000원 수준이다.
장터에서 호호 불어가며 먹는 옛날 호떡의 맛
“1986년부터 호떡을 구웠어요.
총각 때였는데 남대문시장 새로나백화점 앞에서 호떡을 처음 굽기 시작했죠.
장사가 잘될 땐 한 장에 100원 하는 호떡을 하루에 백만 원어치씩 팔았어요.”
마천중앙시장 작은 포장마차 <옛날호떡> 사장님은 자신의 호떡 이력을 아주 기분 좋게 들려주었다.
그의 호떡 경력은 자그마치 32년, ‘생활의 달인’ 호떡 편에 나온 달인들 중엔 사장님께 기술을 배운 사람도 있다고 한다.
사장님의 32년 시간은 그가 굽는 호떡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시간과 정성이 밴 호떡은 맛이 좋았다.
여간해선 단 음식을 먹지 않는 내게도 이 호떡은 훌륭했다.
“호떡을 맛있게 구우려면 중요한 게 뭐예요?” 묻는 나의 질문에 사장님은 “온도와 반죽이죠”라고 답했다.
온도가 너무 낮으면 호떡을 오래 구워야 하고 그러면 호떡 안의 설탕이 완전히 녹아 먹을 때 줄줄 흐르기 마련이다.
적절한 온도에 구워야 반죽이 제대로 익고 설탕이 완전히 녹지 않아 흘러내리지 않는다.
실제로 이 집의 호떡은 다 먹을 때까지 설탕이 흘러내리지 않았다.
요즘 어지간한 호떡집은 대부분 반죽을 사서 사용한다고 한다.
반죽을 만드는 데 손이 많이 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귀찮음을 견뎌야 맛있는 호떡이 나온다.
이 곳 호떡 반죽엔 찹쌀과 검은 깨를 넣었다.
찹쌀로 쫀득함을 더하고, 검은 깨로 씹는 맛과 시각적인 만족감을 올렸다.
호떡 소는 흑설탕을 기본으로 다양한 씨앗을 넣는다.
달면서 고소한 이유가 바로 다양한 씨앗 덕분이다.
한 장에 1,000원, 주문이 밀리지 않으면 주문하는 즉시 매우 빠른 속도로 구워준다.
잘 구워진 호떡은 프랑스식 디저트를 압도한다.
상인이 더 즐거운 시장, 마천중앙시장
시장 구경은 언제나 즐겁다.
그리고 재미있다.
대형마트가 시장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지만 절대로 대신할 수 없는 매력이 있으니 바로 사람과의 교류다.
시장의 단골 가게에 가면 아는 체해주는 가게 주인이 있고, 이 주인은 덤을 챙겨주기도 한다.
마트의 시식 코너와는 비교할 수 없는 따듯함이다.
송파구 마천시장은 마트와 시장의 장점을 골고 루 갖추고 있다.
지속적으로 시설을 정비하여 쾌적하게 장을 볼 수 있도록 하고,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마천중앙시장은 1960년대 골목시장의 형태로 시작됐다고 한다.
송파지역 개발과 함께 시장의 규모도 함께 성장했고 현재 140여 개의 다양한 품목의 점포가 운영 중이다.
다양한 식재료 상점부터 동네 마트까지 시장 안에 모든 게 있다.
즉석 어묵집, 질 좋은 해산물가게, 매우 가격이 저렴한 칼국숫집 등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상점들이 즐비하다.
특히 <홍두깨칼국수>의 한 그릇에 3,000원 하는 칼국수가 가장 인기 있다.
서울의 다른 재래시장들이 쇠퇴하고 있는 것에 비해 마천중앙시장은 성장 중이다.
이런 배경에는 시장 상인들의 지속적인 노력이 있다.
마천중앙시장은 2013년 상인대학을 시작으로 2016년에는 상인대학원을 운영,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노력을 하고 있다.
그 결과 시장 내 간판은 모두 작아도 깨끗하게 걸려 있고, 자칫 지저분할 수 있는 바닥도 늘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상점 별로 판매하는 물건을 손님 눈에 더 잘 띄도록 진열해두었으며 카트도 운영하고, 고객 휴게실은 물론 공용주차장까지 마련해두었다.
<내일도두부> 서울시 송파구 마천로 45길 30
<옛날호떡> 서울시 송파구 마천로 2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