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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의 카페 - 꿈 많은 여행자들을 위한 복합 안식처
여행자의 카페

글과 사진 장보영




꿈 많은 여행자들을 위한 복합 안식처

<위안(We.AN)>


서교동의 여행카페 <위안>은 한 여인의 늦바람(?)에서 시작됐다.
두 아이를 기르고 어느덧 마흔 살에 가까워 있을 무렵, 일상의 다른 경험보다 남편과 함께 다녔던 여행에서 자신의 가슴이 유독 뛰고 있음을 발견한 것.
대표 갈인경 씨의 이야기다.
‘여행카페 운영’은 새로운 인생플랜을 짜던 그녀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됐다.
온 가족이 아내와 엄마의 꿈을 응원하고 지지했다.
여행카페 자리로 좋은 장소를 물색하고, 건물을 찾고, 인테리어를 하고, 메뉴를 세팅하는 모든 과정에 가족이 함께했다.
“<위안>은 우리의 안식처라는 의미 그리고 위로의 의미가 있어요.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위안을 받고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소망에서 지은 이름이에요.”




가족이 운영하는 카페

비교적 늦은 나이에 시도한 여행은 그녀 인생의 많은 부분을 바꾸어놓았다.
일상의 활력을 얻은 것과 더불어 이전에는 미처 모르고 살았던 자신의 이면과 만나면서 더욱 밝고 건강한 삶을 살게 된 것이다.
유럽과 남미 등 세계 곳곳을 다녔고 2006년에는 ‘외국에서 한번 살아보자’는 식구들의 뜻이 모여 중국에 정착해 6년 동안 살기도 했다.
고 넓은 중국 전역을 주말이면 가족끼리 구석구석 ‘국내 여행’하며 다시 오지 않을 추억을 쌓았다.
지난해에는 남편과 함께 한 달간 유럽 캠핑여행에 도전하기도 했다.
여행은 계속해서 그녀를 꿈꾸게 했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편하게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서서히 품게 된 것.
그즈음 <한국여행작가협회>의 여행작가과정을 수강하면서 갈인경 씨는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만나는 일의 기
쁨과 행복을 알게 됐다.
“여행지에서 글을 쓰고 사진을 찍는 일도 즐거웠지만 여행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사람들과 만나 소통하고 공감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시간만으로도 저에게는 일탈이었어요.”




소통에 대한 그녀의 갈증은 카페라는 공간으로 구체화되기에 이르렀다.
주제는 당연히 여행이었다.
그렇게 2016년 3월, <위안>은 서울 서교동에 문을 열었다.
젊은이들의 유동 인구가 많고 24시간 시끌벅적한 홍대 사거리로부터 한 블록 조용히 떨어져 나온 자리에서 <위안>은 여행과 쉼이 그리운 이들을 맞이했다.
3층짜리 건물의 1층은 여행카페로 꾸미고, 지하는 갤러리로 대관해주며 여행 관련 사진전은 물론 주머니가 가벼운 대학생들도 부담 없이 졸업전 등을 열 수 있도록 오픈했다.
갤러리는 봄과 가을이면 강의실로 활용되기도 했다.
그동안 사설공간을 시간당 대여해 수업을 진행했던 <한국여행작가협회> 여행작가과정이 <위안> 오픈과 동시에 이곳에 터를 잡게 된 것이다.
연로한 수강생들의 경우 일주일에 한 번씩 홍대에 오는 일은 그 자체로 여행이었다.
운명처럼 때마침 건물 위층에 1인 여행사가 입주하면서 <위안>은 여행의 메카로서 면모를 갖추게 됐다.




카페 내부를 꾸미는 일 또한 속전속결이었다.
엽서, 그림, 지도, 마그네틱, 기념품, 책등 그동안 여행을 다니면서 모아놨던 물건들로 카페 내부를 꼼꼼하게 꾸몄다.
특히 사진 찍기에 소질이 있는 남편과 아들의 작품으로 여행카페 특유의 분위기를 갖게 됐다.
“이쪽은 올해 1월 아프리카에서 남편이 찍은 사진이고, 저쪽은 아들 현식이가 인도와 네팔에서 찍은 사진이에요.
둘 다 전문 사진작가는 아니지만 이렇게 좋아하는 일을 통해 여러 사람들을 설레게 한다는 것에 무척 즐거워하고 있어요.”




‘엄마’의 따뜻한 마음으로

무언가를 손으로 직접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그녀는 카페 오픈 전에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기도 했다.
<위안> 운영의 철칙으로 삼은 한 가지가 있다면, 바로 손님들이 이곳에서만큼은 마음 놓고 먹고 마시게 하는 것이다.
수지타산을 위해 외부 업체에서 다량으로 받아 판매할 수도 있는 쿠키나 타르트를 갈인경 씨는 수제로 제공한다.
“직접 반죽하고 굽는 과정에서 손도 많이 가고 팔목도 아파서 한번 업체에 주문해봤는데 첨가물이 어마어마하더라고요.
안 되겠다 싶어서 그 뒤로 다시 제가 직접 만들고 있어요.”
<위안>의 대표 음료는 시럽과 파우더가 첨가되지 않은 천연 수제청으로 만든 차와 에이드다.
탄산수도 직접 만든다.
서교동같이 유행과 시류에 민감한 장소에서 그녀는 마치 장인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지켜내며 하루하루의 운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것이 그녀에게 보람이 되고 만족을 주기 때문이다.
그것이 조금의 이윤을 더 남기는 것보다 그녀에게 훨씬 더 소중하기 때문이다.
손익분기점을 위해 갤러리와 강의실로 대관해주는 지하공간은 그래서 중요하다.
하지만 오래도록 카페를 운영하고자 한다면 수익을 내는 면에서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까지 편안한 얼굴로 여행자들을 품어온 <위안>은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기로에 서 있다.
지난 2년 동안 기틀을 잡고 내실을 다지는 데 시간을 들여왔다면, 이제는 지속 가능한 모델을 만들어야 할 때.




그 방향을 잡기 위해 올해 3월부터 함께 운영에 투입된 사람이 대학을 갓 졸업한 첫째 아들 엄현식 씨다.
“제가 스카우트했어요.(웃음) 현식이도 어렸을 때부터 여행을 워낙 좋아해서 이 일이 잘 맞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그리고 <위안>에 대한 엄마아빠의 생각과 마인드를 가장 잘 이해해줄 것 같았고요.”
아무리 내용이 알차고 좋아도 밖으로 알려지지 않으면 그 빛은 아쉽게도 반감되기 마련이다.
현식 씨는 앞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카페 홍보를 도맡을 예정이다.
더불어 현식 씨는 유년시절에 국제학교에서 공부해 출중한 중국어와 영어 실력을 가지고 있기에 외국인 여행객들이 이곳에 잘 찾아올 수 있도록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한다.
“외국인 친구들이 홍대 주위만 찍고 돌아가는 게 안타까웠거든요.
당일 워킹투어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망원동, 상수동, 연남동처럼 한국 사람들의 일상을 더 가까이 만날 수 있는 장소들을 여행할 수 있게 도와주고 싶어요.”




이들 가족은 <위안>이 우리나라에서 하나의 여행 키워드이자 브랜드가 되기를 꿈꾸고 있다.
가까운 공간에 게스트하우스를 열고 카페에서 브런치를 제공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워킹투어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쿠킹 클래스를 열어 김밥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텐데.
여행지에서 느꼈던 두근거림과 설렘을, 카페를 찾아오는 모든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다는 엄마와 아들이 있어 <위안>은 오늘도 환하다.






위안(We.AN)
대표 갈인경
주소 서울 마포구 서교동 370-12 위안빌딩 1층
전화 02-333-6707
인스타그램 @cafe_wean
운영시간 평일 11:00~23:00, 토요일 12:00~23:00, 일요일 12:00~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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